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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4년 06월 2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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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로 진격하는 유튜브
유튜브가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쇼핑 전용 스토어’를 출시하였습니다. 이제 별도의 자체 스토어가 없는 크리에이터도 손쉽게 상품을 팔 수 있게 된 건데요. 더욱이 사용자 관점에서도 영상 감상을 하는 동시에 상품의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맘에 들면 추가적인 가입 절차 없이 바로 구매할 수 있게 되어, 유통 업계 전체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유튜브는 최근 커머스 영역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 중이긴 합니다. 전용 스토어 출시 직전에는 쿠팡과 손잡고 쇼핑 제휴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이는 자격 요건을 충족한 크리에이터라면 쿠팡의 상품을 자신의 콘텐츠에 태그 하여 소개하고, 전환되면 수수료를 받는 방식입니다. 아직은 쿠팡이 운영하던 쿠팡 파트너스 프로그램의 영상 버전 정도에 불과하지만요. 향후 파트너사가 더욱 확대되면 이 또한 전체 유통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할 거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유튜브 입장에서도, 현재처럼 중개 수수료를 받지 않더라도, 광고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이니 앞으로도 계속 적극적으로 커머스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요.
물론 유튜브가 단기간 내 정말 유의미한 수준의 이커머스 사업자로 올라서는 건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이미 2022년에 유튜브가 라이브 방송을 활용하여 11번가 등과 협업을 진행하긴 하였으나, 그 효과가 그리 크지 않기도 했고요. 쿠팡이 가진 압도적인 배송 경험이라던가, 알리나 테무의 성장을 이끈 초저가 상품 등 차별화된 경쟁 역량 또한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검색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네이버는 이러한 유튜브의 부상에 큰 위협을 느낄 공산이 큽니다. 유튜브의 강점이 네이버 비즈니스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인데요. 어쩌면 야금야금 검색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는 본체 구글보다 오히려 유튜브가 네이버에겐 까다로운 상대일지도 모릅니다.
우선 유튜브는 구글 이상으로 검색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오픈서베이의 ‘검색 트렌드 리포트 2024’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가 궁금한 것을 검색할 때 이용하는 플랫폼(중복 응답 기준) 1위는 87.0%를 기록한 네이버였는데요. 바로 그 뒤를 이은 것이 79.9%를 기록한 유튜브였습니다. 이는 구글의 65.8%보다 앞선 수치였고요. 무엇보다 쇼핑 관련 정보를 검색할 때의 유튜브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 네이버 입장에서는 더욱 신경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유튜브는 검색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크기에 네이버에게는 더욱 무서운 상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동시에 네이버가 지금까지 검색 점유율 1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 콘텐츠 측면에서도 유튜브는 위협적입니다. 사실 네이버는 카페와 블로그 등의 서비스를 통해 보유한 독점적 콘텐츠 덕분에 구글의 파상 공세 속에서도 압도적인 검색 사업자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웹툰이나 네이버TV 등을 가진 포털 사업자로 사용자의 시간을 점유하면서, 광고 사업을 성장시켜 오기도 했고요.
그런데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다시 그리고 영상으로 콘텐츠 소비 행태가 변화하면서, 사용자들이 가장 오래 머무르는 플랫폼 자리를 유튜브가 빼앗아 갑니다. 사용자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유튜브 같은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은 곧바로 네이버의 위기를 불러오게 됩니다. 더군다나 이미 PC에서 모바일로, 그리고 모바일 내에서도 웹에서 앱으로 사용자들이 이동하면서, 네이버 쇼핑과 스마트스토어는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던 상황이었는데요. 유튜브가 이러한 쇼핑 트래픽 이탈을 가속화시킨다면,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가 무너지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재편될지도 모릅니다.
네이버는 이미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네이버는 아직 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에, 전방위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우선 도착보장에 계속 힘을 실으면서, 배송 경험 자체를 쿠팡에 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고요. 유료 멤버십 네이버 플러스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역시 꾸준히 강화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유튜브를 비롯하여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과의 연동을 종료하며 플랫폼 간 이동을 막으며 사용자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한 작년에 출시한 서비스 클립을 중심으로 숏폼 크리에이터를 육성하는 등 사용자의 시간을 다시 뺏어오기 위한 여러 노력들을 지속 중에 있습니다.
더욱이 네이버 쇼핑은 가격 비교라는 아주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콘텐츠로 구매 전환까지 유도할 순 있어도요. 최종 결제 단계에서 더 저렴한 곳을 찾아 네이버로 떠난다면, 유튜브의 커머스 기능 강화는 무의미해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챗GPT 등 AI 기반의 챗봇 서비스가 쇼핑 기능에 구현된다면, 이러한 우위는 생각보다 쉽게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최저가 여부를 쇼핑 과정에서 AI가 바로 찾아서 알려준다면 사용자들은 굳이 네이버를 방문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기에, 막대한 자본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를 포기 못하고 투자를 계속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과연 네이버의 이러한 노력들이 통해서, 위기를 이겨내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 있을지, 또한 유튜브의 커머스 진격은 어떤 결과를 낼지 앞으로도 계속 소식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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